추석을 맞아 긴 연휴 동안 책을 잔뜩 읽으려고 했는데, 먹고 놀고 하느라 제대로 하나도 못 읽었다. 이러다가 읽지 못한 책들만 집에 잔뜩 쌓여가는거 아닌가 몰라. 9월에 주문한 책은 다음과 같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저자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출판사
들녘 | 2007-11-2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철학을 문학으로 풀어내 150만 독자의 심금을 울리다사람들이 어...
가격비교

영화를 보고 반해서 산 책. 영화는 미묘하게 다른 포인트들을 찾아내는 즐거움도 있고. 역시 그래도 원작인 책을 이길 수 있는 영화는 없다는 걸 다시한번 깨달았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이 너무 많아서 천천히 호흡하면서 읽었다.

 


세계 철학사

저자
한스 요아힘 슈퇴리히 지음
출판사
자음과모음 | 2008-09-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고민과 시대적 변화에 대해 숙고하는 사람들에...
가격비교

yes24에서 50% 할인하길래 덥석 주문했던 책.  생각보다 두께가 상당해서 추석기간동안 서양철학사라도 다 읽으려고 했지만.......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저자
장하준 지음
출판사
부키 | 2014-07-2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금융 위기 이후, 우리가 기다리던 경제학 입문서 가볍게, 재미있...
가격비교

매번 느끼는 거지만 장하준 교수님은 참 글을 잘 쓴다. 일하면서도 경제학적 감각을 잊지 않으려고 경제학 관련 책을 한두권씩 꼭 사서 읽는 편인데, 최근에 읽었던 경제학관련 책 중 가장 쉽고 재밌었다.

 


반찬에 가까운 보존식 샐러드

저자
주부의 친구사 지음
출판사
안테나 | 2014-05-09 출간
카테고리
요리
책소개
요리왕국 일본에서 샐러드 혁명이 시작되다. 일본 요리책 시장의 ...
가격비교

 오랫만에 요리책 주문. 생각했던 것 만큼 괜찮지는 않았다. 몇가지 시도해보고 싶은 요리가 있는데- 요새는 도시락을 잠시 쉬고 있어서. 다음주부터는 다시 시작해 볼까 생각하고 있다. 만들어보고 괜찮은 몇가지는 레시피도 올려볼까 생각.

 


이방인

저자
알베르 카뮈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1-03-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세기의 지성이자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알베르 카뮈. 현...
가격비교

고전문학 강의때문에 주문했는데, 예전에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아직 반밖에 못읽었는데, 강의 시작전까지 다 읽는게 목표인데 가능하련지.

 

요 몇주 놀고 먹느라.. 또 이건 핑계지만 새로 중국어 학원에 등록했다. 꽤 많은 시간을 중국어 단어 외우는데 할애하고 있어서 책읽는 시간을 내는게 쉽지 않다. 근데 이렇게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드니 그건 또 그거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렇게까지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의무적으로 책을 읽는 것이 과연 올바른 독서의 방법인가 하는 고민이 있다.

 

-

기타 잡담들

 

1. 모소대나무 이야기

http://econphd.tistory.com/526

 

얼마전 친구가 모소대나무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를 써둔걸 봤는데 난 연구과정에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꽤나 공감이 가서 링크를 걸어둔다. 나중에 불안해지면 다시 한번 읽어보려고. 벌써 이 분야에서 일한지도 만 4년이 된데다가, 서른도 이렇게 마감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이룬것도 없고 발전한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기 때문에 약간 우울해 하고 있던 차에 꽤나 위로가 되는 글이긴 했다. 물론 내가 내년쯤엔 30cm씩 자랄 수 있다는 확신은 없지만.. 그래도 최근에 몇 번의 면접을 보면서 - 결과와 상관없이 - 나는 꽤나 발전했고, 눈에 띄지는 않지만 조금씩 내실을 쌓아가고 있어서 내가 궁극적으로 하려는 일에 다다르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도 있었고. 그래도 역시 불안한 것은 사실이긴 하다. 그래도 다 잘되겠지. 잘될 거라고 믿자.

 

 

 

 

2. 감정의 동요와 불안  

나는 감정적으로 너무 쉽게 동요하는 사람인것 같다. 물론 내면으로 들어가면 다들 흔들거리고 힘들어하면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내가 볼때 나는 일반적인 그룹 대비 좀 더 나약한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나약해지고 싶지 않고, 휘둘리고 싶지 않으니 점점 쉽게 포기하고 싶어진다. 작은 것 하나하나에 엄청나게 흔들리고, 흔들리고 싶지 않아지니 포기하고 싶어지고 그러면 도망가고 싶어진다. 과거에도 이런 사람이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불안정한 회사생활에 따른 자존감부재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강해진 불안감 때문이 아닐까.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렇게 불안정한 상태로 관계를 지속하는 건 역시 문제인가. 그만 두는게 답인가. 수없이 많은 물음표들이 있지만 답을 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꽤나 괴롭다. 그래도 역시 답은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거겠지. 후아.

 

 

 

,

 


안녕, 헤이즐 (2014)

The Fault in Our Stars 
8.9
감독
조쉬 분
출연
쉐일린 우들리, 앤설 에거트, 냇 울프, 윌렘 데포, 로라 던
정보
드라마 | 미국 | 125 분 | 2014-08-13

역시 책이 재밌으니까 영화도 재밌다. 영화적 완성도는 좀 떨어지지만, 그래도 뭐 풋풋하고 귀여움.
맨날 이런영화 보면서 대성통곡. 흐엉엉

 


매직 인 더 문라이트 (2014)

Magic in the Moonlight 
7.7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엠마 스톤, 콜린 퍼스, 마샤 게이 하든, 해미쉬 링클레이터, 재키 위버
정보
코미디, 드라마 | 미국 | 97 분 | 2014-08-20

 


리스본행 야간열차 (2014)

Night Train to Lisbon 
8.3
감독
빌 어거스트
출연
제레미 아이언스, 멜라니 로랑, 잭 휴스턴, 마르티나 게덱, 크리스토퍼 리
정보
로맨스/멜로, 스릴러 | 스위스, 포르투갈 | 111 분 | 2014-06-05

 


그레이트 뷰티 (2014)

The Great Beauty 
7.5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출연
토니 세르빌로, 사브리나 페릴리, 세레나 그란디, 이사벨라 페라리, 칼로 베르도네
정보
드라마 | 이탈리아, 프랑스 | 141 분 | 2014-06-12
다운로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하는 썸머나잇 시리즈로 밤새 세편 내리봤다.

매직인더문라이트도 너무 재밌었지만, 역시 리스본행 야간열차가 너무 너무 좋았다.

지루하다는 평이 많았는데, 의외로 하나도 안지루하고 너무 괜찮았다.

그레이트 뷰티는 내스타일은 아닌.. 끙 보다 마지막 30분은 좀 자기 까지 했음.

트레일러랑 너무 달라 흑

 


비긴 어게인 (2014)

Begin Again 
9.1
감독
존 카니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 애덤 리바인, 헤일리 스타인펠드, 제임스 코덴
정보
로맨스/멜로 | 미국 | 104 분 | 2014-08-13

최근에 본 영화중에 가장 행복하게 해줬던 영화.

영화 끝나고 나오자마자 OST를 사서 청계천 길가에서 맥주마시면서 OST를 들었다.

음악이 주는 힘은 정말 대단한 것이야.

,

오징어 샐러드를 계속 해보려고 했는데, 드디어 오징어를 샀다!
사실 오징어에 칼집을 내서 뿅뿅.. 이렇게 예쁜 모양을 내고 싶은게 제일 큰 목적이었는데, 칼이 잘 안들어서 너무 힘들었다.. 근데 담에 하면 더 잘할 수 있을듯. 파프리카 세일하길래 사온거랑 죽어가기 직전의 방울토마토, 각종 푸른야채 투척. 푸른야채에는 청겨자를 넣었는데, 이거 진짜 맛있구나. 난 이런맛을 좋아하는 구나. 짱 좋아. 옆에 같이 있는건 옥수수밥에 된장가지소스. 이것도 짱 맛있당.
그리고 플레인 요거트랑 천도복숭아까지.. 오늘 점심은 완전 푸짐하게.. 근데 오후에 왜 계속 과자 먹고싶은거야 난 ㅠㅠ 과자 끊는게 너무 힘들어 ㅠㅠ 어젯밤에도 결국 맥주랑 맛친구 한봉지를 다 먹어치워버렸네.

-
관계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구나를 느낀 한주였다. 아무것도 아닌일로, 사실 아무것도 아닌 일이 아니고, 문제가 명쾌하게 해결된 것도 아닌데 그냥 뭐 대충 살기로 했다. 사실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아서 흘러가는대로 두려고 하는거고, 그건 그런대로 괜찮은것 같다. 조금 골치아픈 일도 있지만.. 뭐 시간이 더 지나면 더 괜찮아지지 않을까.... 모르겠다. 그냥 일단 흘러가는대로 둬야지. 으. 그리고 그것보다 더 거지같은 일이 있어서 연애같은거에 신경쓸 여유가 없네. 아니 연애같은것까지 열라 고민하고 생각하기가 싫은것도 있고.... 대충살자.

-
계속 생각하는 건 옛날에 고민 안하고 걍 대충대충 살고 그래서 누구나 겪어야 할 단계를 대충 넘기고 와서 지금 다시 넘겨야 되는거 같다. step by step. 언젠가는 넘어야 될 계단인데 걍 안넘어서 남들 넘을때 난 피했다고 좋아할게 아니라는 거다. 남들은 다 넘기고 끝낸 시점에 혼자 외로이 해야되는 일이 발생하게 되는거 같다. ㅇㅇ총량의 법칙.

아... 바로 위에 대충살자고 적어놨는데 아래 적은것처럼 또다시 지금 대충 살아서 나중에 쓰나미가 오는걸까? 열라 두렵네 갑자기. -_-

,

원래는 대천에 놀러가기로 했는데, 친구 남동생이 사고치는 바람에 모두 다 파토나고..
남은 여성 세명이서 과천에 가서 경마공원에서 돈도 좀 벌고 현대미술관도 가려고 했는데, 경마공원은 금요일날 경마가 없고, 현대미술관 과천관은 현재 재미나보이는 전시가 없고.. 하여 그냥 현대미술관 서울관에 가고 가기 전에 브런치를 먹고.. 등등을 하며 오전 11시부터 만나 알차고 뿌듯한 휴일을 보내기로 했다.

유로구루메에서 먹은 연어샐러드와 라자냐. ㅈㅁ이 고기 안먹는데 생각없이 라자냐 시켜서 미안. 최근에 연어 먹고싶어서 노래를 부르다가 결국 오늘 연어 샐러드 먹긴했는데.. 내가 원하는 연어는 훈제가 아니야.....
여튼 양이 적은듯 했는데 먹고 보니 배부르긴 했음. 근데 여긴 샌드위치가 진짜 맛있게 생겼다.


현대미술관 서울관 가는길에 발견한 가게에서 점심 맥주 드링킹.
우어.. 1시도 안되서 맥주 드링킹. 맥주마시고 계속 걸으니 엄청 졸리기 시작했다.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젊은 건축가상 1등한 '신선놀음'.
음.. 도슨트 설명이랑 모형 본거는 훨씬 좋아보였는데 실제는 생각보다 그냥 그랬다..
사람들 좀 없으면 괜찮았을까? 너무 사람들이 많아서.

서울관에서는 여러가지 전시 진행중인데, 일단 소장품전 코리안뷰티:두개의 자연 관람.
도슨트 설명까지 듣고 또 따로 보고, 그 외에 다른 작품들 몇개 설명 더 듣고 나니깐 너무 피곤해져서 다른 전시는 차마 볼수가 없었다. 저질체력.. 너무 피곤해 후아.


4시에 대한극장에서 비긴어게인을 예매해놨으므로 택시타고 대한극장으로 이동.
영화 보기 전에 파파이스에 치킨이랑.... 감자튀김같은거 조금 먹다가.. 시간이 없어서 극장으로 들어갔다.
극장 들어가기 전에 약간 신경쓰이는 일이 생겨서 초반엔 영화에 집중이 잘 안됐는데, 영화는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음.
영화에서 이어폰 두개 나눠서 꽂아서 음악 들을 수 있는 아이템이 나오는데, 영화 종료하고 나와서 OST 사니까 기념품으로 줬다.
신나서 셋이 나눠서 끼워 들음. ㅋㅋ


호가든 한병씩 마시고 집에 돌아오는데,
다들 아쉬워했지만 내가 할일이 있어서 거부했다. 그리고 마음이 후아.. 술마시고 놀 기분이 아니야? ㅋㅋ
결국 나 빼고 다들 술마시러 감.

아 나는 주중에는 막 걱정하면서도 새벽다섯시반까지 막 술 마시면서 주말엔 왜이렇게 술마시고 놀기가 싫은지 몰라.
지금도 할일이 막 쌓여있는데 너무 하기 싫다. 후아. 아까까지만해도 열심히 해야지 마음 먹었는데, 막상 컴퓨터 앞에 앉으면 엄청 하기 싫다. 하기 싫은 마음을 막 이겨내고 열심히 해야되는데, 잘 안된다.

 

,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저자
한성희 지음
출판사
갤리온 | 2013-07-12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결혼하는 딸에게 - 30년 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해...
가격비교

 


나의 나무 아래서

저자
오에 겐자부로 지음
출판사
까치글방 | 2001-10-2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사람의 얼굴을 보면 그가 살아온 인생을 읽을 수 있다고 하고, ...
가격비교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저자
존 그린 지음
출판사
북폴리오 | 2014-05-2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가장 아름다운 것이야말로 가장 슬프다 출간 즉시 신드롬이 된 보...
가격비교

 


유리알 유희. 1

저자
헤르만 헤세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1-09-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0여 년에 걸쳐 완성한 헤세의 마지막 걸작이자 노벨 문학상 수...
가격비교

 


유리알 유희. 2

저자
헤르만 헤세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1-09-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0여 년에 걸쳐 완성한 헤세의 마지막 걸작이자 노벨 문학상 수...
가격비교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저자
재키 마슨 지음
출판사
윌컴퍼니 | 2014-04-02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전세계 10개국 출간 예...
가격비교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편지와 모두에게 사랑 받을 필요는 없다를 제외하고는 모두 두번째 주문하는 책이다 ㅠㅠㅠ

나의 나무 아래서와 유리알 유희는 고등학교 때 집에 굴러다니는 걸 읽었던 것이니깐 이번에 다시 사는게 그닥 아깝지 않긴 하지만,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는 읽은지 한 2년 정도밖에 안된것 같은데 이사하는 동안 버렸던지 누구 줬던지 누구 빌려줬는데 못 돌려받았던지 했던 것 같다. 에휴. 내 업보지.

여튼 한달에 한번만 한꺼번에 많이 주문해야지,그래야 적립금도 많이 쌓이고.. 이렇게 생각하는데 매번 한두권씩 찔끔찔끔 주문하게 된다. -.- 왜 항상.. 이번달은 이제 그만 주문해야지.

 

딸에게... 와 모두에게... 이건 둘다 정신건강용 서적. 원래 다들 힘드니깐 너도 그만 힘들어하고 열심히 잘 살아라 하는 류의 책을 거의 선호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요새는 이런게 나름대로 힘이 되서 열심히 읽게 된다. 딸에게.. 는 어디서 추천을 했는데 "지금 불안하다면 인생을 잘살고 있다는 증거다" 라고 써있는 챕터 제목이 맘에 들어서 주문. 모든 부분에 동의하진 않지만 나름 괜찮다. 모두에게...는 행운의 도서관에 가서 조금 봤는데 꽤 재밌었다. 작가가 외국인것도 맘에 들고. 이런 힐링용 책의 작가가 외국인일 경우에는, 이런 종류의 정신적 고통은 국적과는 상관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좋다. 나중에 힐링용 책 모아서 리뷰 써야지. 요새 너무 많이 읽어서 여기서 봤나 저기서 봤나 헷갈림.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는 영화 개봉 기념으로 재 구매. 다시 읽어도 항상 대성통곡하면서 읽게 된다. 요것도 나중에 영화랑 같이 기록해둬야지. 이러고 안쓸 가능성이 너무 높지만 -.-

 

유리알 유희는 이번달 고전문학 강의 주제라서 주문했는데, 이번주 토요일까지 다 읽을수 있을까......... 하아

이번주부터는 일요일에 니체 모임도 나가기로 해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읽어야 하는데.. 술..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느라 시간이 없는게 항상 문제인듯. =_=

 

 

,
.
from Dairy 2014. 8. 10. 22:33

집에 다녀왔다. 원래는 1박만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일요일까지.

토요일엔 시간 남은 김에 ㅅㅊ이도 만나고. 고등학교 친구들은 이제 서로 안지 대략 15년쯤 되가는데, 만날때마다 정말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도 여전히 편하고 즐거움. 이렇게 아무 얘기나 다 할 수 있는 이성친구가 있는 건 참 좋은 거같다. 옛날엔 얘도 엄청 insecure하고 흔들거리고 로맨틱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안정적인 직장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어서 그런가, 그 바운더리 안에서 엄청 잘 살고 있는것 같다. 본인도 약간 좀 슬프긴 하지만, 지금이 좋단다. 부럽기도 하고 부럽지 않기도 하고.

 

-

서울에 올라와서는 신사에 가서 ㅈㅁ이와 오리지널 팬케이크 하우스에 가서 팬케이크와 오믈렛을 잔뜩 시켜서 와구와구 먹었다. 아 배불러. 식사가 아니구 간식으로 시킨건데 엄청나게 많은 양을 시켜서 먹었다. 버터핑거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소울 푸드. 부드러운 팬케이크를 먹으면 영혼까지 치료되는 느낌.. 우어.. 그리고 ㅈㅁ이랑 대화는 항상 언제나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으히.

 

-

매주 결핍이 조금씩 있는 삶을 살기로 마음 먹어서, 이번주는 meat free week을 실행하기로 했다.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를 다시 읽으면서, 주인공이 내가 책임져야 할 죽음의 수를 줄이기 위해 고기를 안먹는다는 얘기를 듣고 조금 감동한것도 있고.. 알러지가 너무너무 심해진 것도 있고. 밀가루 없는 주간보다는 훨씬 쉬울듯. 기념으로 두부 샐러드 도시락을 만들었다. 흐흐.

근데 주말에 내려가자마자 삼겹살 먹음. 아빠가 10시까지 저녁도 안먹고 기다렸는데, 도저히 안먹을 수가 없었음.

아빠랑 둘이 오순도순 저녁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아빠가 너무 완벽하게 살려고 하지 말라고,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고 얘기해줘서 또 마음이 괜찮아졌다. 엄마도 항상 내 망한 연애..-_- 얘기를 들으면서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 질거라고 얘기해주는데, 엄마가 얘기해주면 항상 진짜 그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괜찮아 질 것 같다. 근데 서울 오는길에 나의 멍청함으로 인해 또 마음이 조금 무너질 뻔. 후아아아아.. 잘 이겨내자.

 

-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는데, 주말 동안 또 더더더더더더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냉장고에 있는 잡다구리한 재료들을 다 쏟아부음.
일단, 가지는 깎둑 썰기해서 구운다음에 저녁으로 먹다가 좀 남은것을 넣고,
미니 새송이, 브로콜리, 방울토마토 정도를 넣고 한꺼번에 대충 다 구워버렸다.
달걀은 걍 삶아서 넣음.
양이 좀 많아서 꾸역꾸역 넣다보니 드레싱을 까먹어서 맛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음. 역시 가지가 들어가서 그런가.

요새 가지의 철이다. 가지 2개에 천원. 좀 시들한건 오백원.
많이 먹어야지. 내일은 가지로 뭘 해먹을까.

+
자몽을 거의 하루에 하나씩 먹고 있다. 옛날에는 쓰고 맛없다고 생각했는데, 이거 진짜 맛있다.
1월부터 5월까지는 과육이 탱글탱글하고 달콤한 플로리다 자몽이 수입되고, 그 외 계절에는 캘리포니아와 남아공에서 자몽이 수입된다고 한다. 남아공 자몽 보다는 이마트에서 수입한 캘리포니아 자몽이 몇 배 더 맛있었다. 물론 업체 차이 일 수도 있고 한데, 이번 자몽은 진짜 당도가 거의 오렌지 수준인듯. 우왕 맛있어. 근데 왜 이제 수입 더 안해줌? ㅠㅠ

-
블로그를 열심히 하니까 매일매일의 기분을 잘 기록해 두는 것 같다.
오늘은 기분이 좋음. 점점 기분 좋은 날들이 늘어가고 있고, 바닥을 치던 감정도 수면위로 퐁퐁 떠오르는 기분. 역시 지난주 금요일에 서촌에서 뽈뽈 거리고 마구마구 돌아다닌 덕인가. 근데 잠만 좀 더 푹 자면 좋겠다. 너무 졸려.

,
.
from Dairy 2014. 8. 4. 19:55

요새는 아무것도 아닌게 종종 위로가 된다. 예를 들면, 리어왕에서 리어왕이 죽을때 코딜리어가 살아있다는 착각을 하고 행복속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해석이 있다는 거라던지, 머핀을 먹으러 갔는데 서비스로 잘 구워진 쿠키를 얻어먹었다던지. 마스다 미리의 수짱시리즈 보면, 시리즈 중 어떤 책인지는 잘 기억 안나지만, 마이짱이 병원에 갔다가 병원에서 "요새 일이 좀 많았나봐요." 였나 뭐 이런 얘기를 의사에게 듣고 울컥하는 장면이 있다. 아무것도 아닌데, 아무 관계도 아닌 사람이, 내 상황을 알아준다는 것은 상당히 위로가 되는 일인 것 같다. 요새 내가 너무 우울해하니까 주변에서 막 열심히 위로해주려고 노력하는데, 그런 말들이 위로가 된다기 보다는 위로를 해주려고 하는 행위 자체가 위로가 된다. 말은 공감하지 못할 때도 많음. 여튼 그래도 다들 고마워. 이렇게 챙겨주고 얘기해주고 걱정해주는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서 다행이야. 고맙다는 말을 많이 많이 해야겠다.

 

-

아침에 어쩌다보니 서울역을 들러서 출근하게 됐다. 어쩌다보니.. 까지는 아니고... 뭐.. 그렇게 됐는데....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월요일 아침 출근길은 엄청 힘들구나,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출근을 하는데, 뒤에서 어떤 아저씨가 확 밀어서 넘어졌다. 그리고는 미안하다는 말도 안하고 그냥 가버림. 다치진 않았는데, 우산을 놓치는 바람에 완전 다 젖은 채로, 젖은 물미역 마냥, 서울역 한복판에 앉아있는 형상이 되었다. 그 와중에 흰 자켓 입고 왔는데 젖어서 색깔 변하면 어떡하지, 드라이 새로 하고 처음입은건데 또 드라이 맡겨야되나, 아 내 구두는.. 뭐 이런생각을 했다. 약간 어쩔줄 몰라하면서 일어나려고 하니 어떤 아줌마가 우산을 씌워주며 나를 밀쳐낸 아저씨에게 욕을 했다. 나쁜 싸람. ㅠㅠ 그 순간에는 당황해서 아무 생각 못한채로 우산 아줌마한테 고맙다고 대충말하고, 서울역안에 들어가서 화장실에서 젖은 몸을 닦고 머리를 닦는데 갑자기 눈물이 좀 날것 같았다. 그 상황에서 그 아저씨한테 아무말도 못하고 멍때리고 비를 맞은 내가 너무 한심하고, 지금 서울역 공중화장실의 거지같은 휴지로 몸을 대충 닦고, 휴지가 몸에 붙어서 나는 막 그걸 또 떼려고 하고 있는데다가, 그 와중에 출근해야되는데 늦으면 어떡하지 으앙 막 이게 뭐지 하면서 눈물이... ㅠㅠ 그치만 이렇게 울고싶어질 때는 항상, 다 컸는데 지금 울면 뭐가 되나 싶어서 꾹 참는다. 잘 참으면 나름 또 기특함. 그 와중에 출근은 꾸역꾸역 열심히 해서 지각은 면함.

 

-

술을 끊어야겠다. 술 마시고 걍 행복해지면 괜찮은데, 요새 자꾸 술 마시면 취하고, 취해서 쓸데없는 말을 자꾸 하게 되는 것 같다. 첨엔 기억이 안나다가 조금씩 조금씩 기억이 돌아오는데-_- 너무 생각 없이 말해서 어쩌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해보인다고 해서 진짜 다 강한것도 아니고, 상처 안받는 것도 아닌데. 물론 진짜로 상처 안받을수도 있는데, 그래도 상처 받을 수도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말을 타인에게 하는건 역시 좋지 않다. 미안해. 반성. 사과해야지.

 

고등어를 금하노라에 있던 말,

우리 부부는 평생에 걸쳐 무수한 상처를 주고받았다. 서로에게 적응하지 못해 성욕의 주기가 곧잘 어긋나곤 하던 시절에 우리는 간혹 짜증 섞인 혹은 노골적인 무시의 눈길로 상대방을 거절했고, 이것은 각자의 마음속에 상처로 남아 있다. ……
묵은 상처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한 내 나름의 방법은 ‘따지지 않는다’이다. 핑퐁을 주고받는 와중에 튀어나간 공이 누구의 라켓에서 튀어나갔는지를 따지는 것은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를 따지는 것만큼이나 무의미하다. 우리가 만든 공동의 상처라고 생각하면, 내가 입은 상처가 덜 원통하고 내가 입힌 상처가 덜 부끄럽다. ……
나는 사회적으로는 공정하고 정확한 과거 청산을 부르짖는 사람이지만 부부 관계에서는 그러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주관과 감정으로 얽힌 동네지 공정성이나 정확성이 지배하는 동네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끔 남편이 우리의 과거에 대해 황당무계한 소리를 할 때가 있는데 이럴 때 나는 “그런가?” 하고 만다.   ... --- pp.271~272

 

-

길고 긴 우울의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는 느낌이다. 아직도 순식간에 무너질 때도 있지만, 나름대로 고군분투 하고 있고 그 결실도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다행이야.

,

월급도 많이 안주면서 일은 많이 시키는 회사지만, 한달에 한번씩 오아시스같이 오전근무만 하는 금요일이 있다. 그 날은 휴가를 안쓰고도, 또 오후 반차는 원래 2시부터인데 정오까지만 근무하는 날이므로 오후 반차보다 더욱 평일 오후시간을 매우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날이다. 그렇지만 다들 직장인이 된 이후에는 나 빼고는 다들 근무하고 딱히 만날만한 사람이 없으므로 주로 회사 언니들과 아울렛에 쇼핑을 가거나 맛있는걸 먹으러 다녔는데, 그 언니들 대부분이 퇴사한 상황이라 또 같이 놀 사람이 없어졌다. 뭐, 그래도 난 혼자서도 잘 노니까. 그리고 요새는 누구 만나는게 귀찮기도 하구.

-
전날 너무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서인지 오전 근무하는 내내 엄청 졸리고 피곤해서 다 때려치우고 집에 가고 싶은데다가, 12시 5분 전에 점심 약속이 있던 친구가 갑자기 점심 컨콜이 잡혔다고 점심을 캔슬했다. 이 놈은 맨날 지멋대로야.
그래서 혼자 땀을 뻘뻘 흘리며 - 생각해보니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이다 - 유로 구루메에 가서 치즈가 잔뜩 들어간 라쟈나를 먹고 행복해졌다. 무려 18,000원. 후아- 요새 긴축중인데 오늘 폭풍 소비.. 흑

-
밥을 먹고 역시 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대림미술관으로 이동. 한 3달전부터 보려고 했던 전시인데 이제야 봤다. 아니 근데 평일 대낮에 사람들이 왜이렇게 많아? 나만 이렇게 힘들게 일하고 있는건가.
전시는 딱 생각한 만큼 좋았다. 더 좋은 것도 덜 좋은 것도 아니고. 처음엔 설명을 안듣고 전시를 쭉 둘러보고 그 다음엔 모바일 설명을 들으면서 다시 한번 봤다. 그리고 도슨트 시간이 맞아서 도슨트가 설명을 해주는 것을 들을 수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도슨트의 그 하이톤의 목소리가 너무 듣기 부담스러웠다. 나름 열심히 일하는 거니까 뭐라고 할 순 없는데, 트로이카는 소리가 굉장히 중요한 전시인데 그렇게 전시장을 울리는 마이크에 하이톤의 목소리의 도슨트가 끊임없이 말을 하니까 좀 짜증이 났다.
역시 제일 인기 있는 작품은 Falling light와 the weather yesterday 였을거 같다. 난 솔직히 The weather yesterday는 직접봤을때는 무슨 형상인지 잘 몰랐는데 사진을 찍고보니 구름이었구나. 저게 숫자구나. 하는 생각을 했음 -.- 이건 잘 몰랐지만 예쁜데다가, 작품의 취지가 맘에 들기도 해서 마그넷과 북마크를 샀다. 북마크는 두개를 샀는데, 하나는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데, 누굴줄지 고민되네.
개인적으로 젤 좋았던 작품은 Small bangs 였는데, 역시 사람이든 색깔이든 동물이든 한 가지 모습만 가지고 있는 건 없는 것 같다. 무수히 많은 색깔을 가지고 자신을 구성해나가는 거겠지.


-
또 땀을 엄청 흘리면서 서촌으로 이동했다. 가는길에 들리고싶은 가게가 많았지만, 노트북을 들고 있는데다가 이것저것 잔뜩 들고 박노수 미술관에서 전시 구경하기는 좀 싫어서 일단 모든 것을 미술관을 본 이후로 하자고 맘 먹고 계속 걸었다. 엄청 덥고 땀이 비오듯 쏟아졌는데도 기분이 나쁘거나 힘들지 않았던걸 보면 난 정말 더위에 강하긴 한것 같다. 물론 에어컨 바람이 쌩쌩 나오는덴 엄청 시원해서 좋긴했지만.

박노수 미술관은 엄청 아름다웠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미술관이 있다는게 기쁘고, 이런 아름다운 집을 시에 기증한 작가도 작가 가족들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외국인이 자원봉사 하고 있는 것도 놀라웠고. 나도 이렇게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선반 하나하나에도 오랜 정성이 묻어있는 이런 집을 만들고 싶다. 그런 집에 살고 싶다. 그런 집을 지어서 강아지는 2마리 정도 키우고 우리 초코랑 마당에서 놀게 하고, 생각을 많이 해서 생각이 깊은 할머니가 되었다가, 내가 죽으면 그 집을 예쁜 그림이 걸려 있는 카페같은걸로 개조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흐흐. 원래는 요새 만나는 그와 함께 오고 싶었는데, 같이 오지 않은 게 더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랑 왔으면 그가 안좋아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조바심 내느라 이렇게까지 즐기지 못했을것 같다는 생각.

1층에 강가.. 였나 여튼 강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몇개 있었는데 갑자기 그 작품을 보는데 약간 울고 싶어졌다. 요새는 자꾸 아무것도 아닌데 금방 울고 싶어진다.

-
다음에 들린 곳은 머핀연구소 고로롱.. 박노수 미술관 갔다와서 꼭 여기 들러야지 생각했는데, 걍 지나쳐버려서 한참 돌아서 다시 찾아갔다. 여긴 내가 몰래 몰래 스토킹하는 서촌 사는 블로거님의 블로그에서 본 곳이다. 체더치즈가 박힌 머핀 하나랑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기다리는 동안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찾아보니, 블로그가 있다. 그리고 그 블로거님이 남긴 리플도 있음. 이런게 신기해. 당사자들은 내가 이렇게 친근하게 느끼는거 전혀 모를텐데. 흐

머핀은 진짜 맛있었다. 오랫만에 이렇게 달지 않고, 겉은 바삭하면서 안은 촉촉한 그런 맛있는 머핀을 먹었다. 가격두 싸구. 서비스로 키위 머핀 조각과 쿠키를 받았는데, 개인적으로는 과일머핀보다는 치즈나,, 뭐 이런게 좋은것 같다. 이건 순전히 개취. 우리 집앞에 이런 가게가 있으면 나 정말 VIP 될거 같아서 집에서 먼게 좀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집앞에 이런게 있으면 좋겠어. 흑  

-
다음엔 씨네코드 선재에 가서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을 보고싶었는데, 너무 피곤하고.. 피부과 예약 시간을 좀 땡긴게 생각나서 그냥 홍대로 돌아가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에 버스를 어디서 탈까 하면서 한참을 걸었는데도 집에 가는 버스가 서는 버스정류장이 없어서 한 30분은 넘게 땀흘리며 걸었다. 근데 그것도 그 나름대로 기분 좋음.

-
피부과에서 치료를 받고 마지막 코스는 역시 카페 꼼마에 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으면서 포스팅.. ㅋㅋㅋ 사실은 원래 할일이 있었는데, 또 조금 하면 하기 싫어진다. ADHD인것도 같고. 후아. 더불어 여기 와서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편지 라는 책을 읽고 있다. 이 책, 중간 챕터 중에 "지금 불안하다면 인생을 잘 살고 있는 증거다" 라고 써있는 말이 있어서 그냥 그 말 한마디 보고 샀다. 근데 엄청 위로가 되는 책이다. 리뷰는 나중에 다 읽고 써야지.

-
벌써 저녁 7시가 됐다. 오늘 꽤나 행복하고 알찬 하루를 보냈고 마음도 조금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 언제 다시 우울의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것 같다. 얼마전엔 진짜 너무 힘들어서 정신과 상담이라도 받아야되나 하고 상담프로그램을 막 찾아보고 자가 테스트도 해보고 했는데, 그래 난 이렇게 정상인 기분으로 돌아가려고 노력을 이정도로 하고 있으니까 곧 괜찮아 질거야 라는 생각을 했다. 요새 독서량이 엄청 늘었는데, 역시 기분을 정상으로 만들어주는데는 독서가 제일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음.. 블로그질도 꽤나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뭔가를 끄적이다보면 정리가 되는 기분이니까. 오늘도 잠들때까지 이렇게 fine한 기분을 유지할 수 있기를.

,

요새 가지가 엄청 싼것 같다. 남은 재료들을 다 이용해서 가지말이구이를 만들어 보았다.

레시피
1. 가지는 감자칼로 옆으로 길게 잘라줌.
2. 기름없이 가지를 바싹 구워서 수분을 날려주고
3. 닭가슴살, 버섯, 브로콜리, 줄기콩, 토마토 등 냉장고에 남은 각종 야채들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 구워준다.
4. 에멘탈 치즈를 넣고 말아주고, 먹기 직전에 전자렌지에 돌리면 맛있다.

생각보다 맛은 별로 없었다. 역시 소스가 안들어가서 그런가. 씨겨자라도 발라줄걸 그랬다.


자몽, 자두2개, 토마토와 책상앞에서 먹었음. 사실 과일은 자몽만 다 먹고 나머지는 배불러서 못먹고 있다가 저녁때쯤 배고파져서 하나씩 먹었다.

-
점심을 먹고나서는 박채련을 들으면서 파울로 코엘료의 불륜을 조금 읽다가, 사람들이 사무실로 막 돌아와서 접어놨다.
인상적이었던 구절
모든 사람이 매 순간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아무도 매 순간 행복할 수는 없다. 나는 삶의 현실을 감당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
요새 야근을 안하니까 삶이 아주 풍요롭다. 매일 도시락도 싸고, 책도 많이 읽을 수 있고. 블로그도 열심히 하고 있다. - 몇년동안 가장 많이 포스팅을 한 달이 될듯 - 그래도 가끔은 일이 너무 바빠서 일 말고 다른 생각은 안해도 되는 상태가 되고 싶다. 막상 또 그 상태가 되면 엄청나게 괴로워하겠지? 사람 마음이란게 참 간사하기 그지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