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너무 바쁘고 정신없이 일하는 와중에도 마음은 엉망징창으로 컨트롤이 안되서 뭔가 의지할 material이 필요했는데, 이 동영상을 들으면서 일하는데 굉장히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서 일을 미친듯이 하다보니 퇴근시간전에 너무 빨리 일을 다 끝내버렸네^^
바빠서 그냥 소리만 듣고 일하다가, 마지막에 자기 얘기를 할때는 나도 모르게 일을 멈추고 동영상을 봤다. 20분밖에 안되는 짧은 동영상인데, 종일 계속 돌려서 다시 듣고 듣고 했다.
사실 그녀가 말하는 바디랭귀지의 힘은 아무리 저런 데이터를 들이대도 별로 믿어지지가 않는다. 원더우먼자세를 한다고 내 스트레스가 완화될것 같진 않은데. 그래도 결국에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건, 언어의 힘을 믿는것과 비슷하다.
그냥 fake it, believe it.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진짜 그렇게 된다는 거다.
엄청 쉬운 얘기다. 예전에 엄청나게 히트했던 자기계발서 시크릿도 같은 맥락이고, 그냥 성공한 사람들의 뭔가 다른 습관 땡땡가지 같은걸 보면 항상 들어있는 말이다. "자신감을 갖고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안되도 계속 믿는거다. 닉 부이치치가 얘기한것처럼 100번 일어나는데 실패해도 계속 될때까지 하면 된다는 거다. 근데 그게 쉽냐고. 계속 안되는데. 100번 시도해서 안되는데, 그럼 101번 하면 되겠지. 근데 101번에 또 실패하면, 앗싸 그럼 102번 해야지. 이렇게 마음먹는게 진짜 가능한가. 보통은 그래 이번 한번만 더. 한번만 더 해보고 안되면 포기하자 이런마음으로 하지 않나 다들. 앗싸 102번 했는데 또 안됐네, 그래도 난 될거야 라고 fake it 하면서 101번째 또 안되고 200번 1000번 했는데도 계속 안되면?
돌이켜보면 나는 대부분의 경우에 안되면 그냥 빨리 포기하는 방식으로 쭉 살아왔다. 그런 방식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삶이야 말로 정말 행복하다. 요새는 너무 사람들에게 노력을 강요하니까 -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가지, 30대에 꼭 해야할 ##가지, 30대 여성이 꼭 봐야할 ##가지..- 해야될게 왜이렇게 많아. 여튼 근데, 내가 괴로운건 더이상 그렇게 포기하거나 도망갈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있기 때문이다. 그냥 안되면 말고~ 이렇게 생각하면 되는데, 그렇게 생각할 수 없는 상황에는 부딪쳐서 맞서야 된다. 그리고 살아가는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도망가지 못하고, 견뎌내야하는 일들이 늘어난다. 하지만 100번이고 200번이고 될지 안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계속 실패를 감내하는건 정말로 쉽지 않다. 매일 매일이 실망스럽고 괴로울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동영상을 보는게 실패를 감내하는 괴로움을 덜어주지는 않지만.. 그냥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질거니까 너무 불안해 하지 말라는 얘기를 듣는게 약간은 힘이 된다. 뭐 이미 다 알고 있는 말을 계속 다른 방식으로 반복하는 것 뿐이지만, 그래도 평소에는 잊고 사니깐 이런 얘기를 들어서 아 맞다 그랬었지 하면서 다시 괜찮아지려고 한달까.
며칠전에 김정운 교수의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를 읽었다. 사실 이건 예전에 국회에서 일할때 읽었었던 책인데, 최근에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 생겨서 샀다가 계속 만나지 못하고 있어서 갖고 있는 김에 다시 읽었다. 이 책은 남성, 특히 한국의 중년남성들의 심리에 대한 책인데 사실 사람이란 보편성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딱히 중년 남성이 아니어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은 자신의 이야기 많아야 한다는 부분이었지만, 오늘 점심시간에 친구랑 존재확인에 관한 이야기를 한 김에 적어둔다.
[**] [오후 12:41] 중간에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 [**] [오후 12:41] 사람들이 자기 존재에 대한 불안이 생기면 [**] [오후 12:41] 제일 먼저 하는게 자기 학대래 [**] [오후 12:42] 자기 몸을 고통스럽게 해서 내가 존재하고 있구나 살아있구나 이렇게 느끼는거지 [**] [오후 12:45] 암튼 그래서 아저씨들이 그렇게 마라톤을 뛰는거래 [**] [오후 12:45] 우리도 이별하고 나서 학원쇼핑을 하고 ㅋㅋ 미친듯이 바쁘게 살려고 막 했잖아
내가 저렇게 말했을때, 친구는 One Republic의 counting stars의 가사 한부분이 떠올랐다고 했다.
저 노래는 사실 존재 확인과는 크게 관계가 없는 가사이지만.. 물론 가사는 훌륭하다. 아래 볼드 친 부분이다.
Everything that kills me makes me feel alive
Lately I been, I been losing sleep (hey!)
Dreaming about the things that we could be
But baby, I been, I been prayin' hard (hey!)
Said no more counting dollars
We'll be counting stars
Lately I been, I been losing sleep
Dreaming about the things that we could be
But baby, I been, I been prayin' hard
Said no more counting dollars
We'll be, we'll be counting stars
그나저나 Praying for counting stars instead of counting dollars 라니.
원래는 대천에 놀러가기로 했는데, 친구 남동생이 사고치는 바람에 모두 다 파토나고.. 남은 여성 세명이서 과천에 가서 경마공원에서 돈도 좀 벌고 현대미술관도 가려고 했는데, 경마공원은 금요일날 경마가 없고, 현대미술관 과천관은 현재 재미나보이는 전시가 없고.. 하여 그냥 현대미술관 서울관에 가고 가기 전에 브런치를 먹고.. 등등을 하며 오전 11시부터 만나 알차고 뿌듯한 휴일을 보내기로 했다.
유로구루메에서 먹은 연어샐러드와 라자냐. ㅈㅁ이 고기 안먹는데 생각없이 라자냐 시켜서 미안. 최근에 연어 먹고싶어서 노래를 부르다가 결국 오늘 연어 샐러드 먹긴했는데.. 내가 원하는 연어는 훈제가 아니야..... 여튼 양이 적은듯 했는데 먹고 보니 배부르긴 했음. 근데 여긴 샌드위치가 진짜 맛있게 생겼다.
현대미술관 서울관 가는길에 발견한 가게에서 점심 맥주 드링킹. 우어.. 1시도 안되서 맥주 드링킹. 맥주마시고 계속 걸으니 엄청 졸리기 시작했다.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젊은 건축가상 1등한 '신선놀음'. 음.. 도슨트 설명이랑 모형 본거는 훨씬 좋아보였는데 실제는 생각보다 그냥 그랬다.. 사람들 좀 없으면 괜찮았을까? 너무 사람들이 많아서.
서울관에서는 여러가지 전시 진행중인데, 일단 소장품전 코리안뷰티:두개의 자연 관람. 도슨트 설명까지 듣고 또 따로 보고, 그 외에 다른 작품들 몇개 설명 더 듣고 나니깐 너무 피곤해져서 다른 전시는 차마 볼수가 없었다. 저질체력.. 너무 피곤해 후아.
4시에 대한극장에서 비긴어게인을 예매해놨으므로 택시타고 대한극장으로 이동. 영화 보기 전에 파파이스에 치킨이랑.... 감자튀김같은거 조금 먹다가.. 시간이 없어서 극장으로 들어갔다. 극장 들어가기 전에 약간 신경쓰이는 일이 생겨서 초반엔 영화에 집중이 잘 안됐는데, 영화는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음. 영화에서 이어폰 두개 나눠서 꽂아서 음악 들을 수 있는 아이템이 나오는데, 영화 종료하고 나와서 OST 사니까 기념품으로 줬다. 신나서 셋이 나눠서 끼워 들음. ㅋㅋ
호가든 한병씩 마시고 집에 돌아오는데, 다들 아쉬워했지만 내가 할일이 있어서 거부했다. 그리고 마음이 후아.. 술마시고 놀 기분이 아니야? ㅋㅋ 결국 나 빼고 다들 술마시러 감.
아 나는 주중에는 막 걱정하면서도 새벽다섯시반까지 막 술 마시면서 주말엔 왜이렇게 술마시고 놀기가 싫은지 몰라. 지금도 할일이 막 쌓여있는데 너무 하기 싫다. 후아. 아까까지만해도 열심히 해야지 마음 먹었는데, 막상 컴퓨터 앞에 앉으면 엄청 하기 싫다. 하기 싫은 마음을 막 이겨내고 열심히 해야되는데, 잘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