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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Dairy 2014. 8. 10. 22:33

집에 다녀왔다. 원래는 1박만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일요일까지.

토요일엔 시간 남은 김에 ㅅㅊ이도 만나고. 고등학교 친구들은 이제 서로 안지 대략 15년쯤 되가는데, 만날때마다 정말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도 여전히 편하고 즐거움. 이렇게 아무 얘기나 다 할 수 있는 이성친구가 있는 건 참 좋은 거같다. 옛날엔 얘도 엄청 insecure하고 흔들거리고 로맨틱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안정적인 직장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어서 그런가, 그 바운더리 안에서 엄청 잘 살고 있는것 같다. 본인도 약간 좀 슬프긴 하지만, 지금이 좋단다. 부럽기도 하고 부럽지 않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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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올라와서는 신사에 가서 ㅈㅁ이와 오리지널 팬케이크 하우스에 가서 팬케이크와 오믈렛을 잔뜩 시켜서 와구와구 먹었다. 아 배불러. 식사가 아니구 간식으로 시킨건데 엄청나게 많은 양을 시켜서 먹었다. 버터핑거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소울 푸드. 부드러운 팬케이크를 먹으면 영혼까지 치료되는 느낌.. 우어.. 그리고 ㅈㅁ이랑 대화는 항상 언제나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으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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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결핍이 조금씩 있는 삶을 살기로 마음 먹어서, 이번주는 meat free week을 실행하기로 했다.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를 다시 읽으면서, 주인공이 내가 책임져야 할 죽음의 수를 줄이기 위해 고기를 안먹는다는 얘기를 듣고 조금 감동한것도 있고.. 알러지가 너무너무 심해진 것도 있고. 밀가루 없는 주간보다는 훨씬 쉬울듯. 기념으로 두부 샐러드 도시락을 만들었다. 흐흐.

근데 주말에 내려가자마자 삼겹살 먹음. 아빠가 10시까지 저녁도 안먹고 기다렸는데, 도저히 안먹을 수가 없었음.

아빠랑 둘이 오순도순 저녁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아빠가 너무 완벽하게 살려고 하지 말라고,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고 얘기해줘서 또 마음이 괜찮아졌다. 엄마도 항상 내 망한 연애..-_- 얘기를 들으면서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 질거라고 얘기해주는데, 엄마가 얘기해주면 항상 진짜 그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괜찮아 질 것 같다. 근데 서울 오는길에 나의 멍청함으로 인해 또 마음이 조금 무너질 뻔. 후아아아아.. 잘 이겨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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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는데, 주말 동안 또 더더더더더더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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