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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2017.05.13
  2. 위빳사나 명상 후기 2 2017.04.26
  3. 기다림 2017.03.20
  4. 출장일기 2016.11.21
  5. 이번엔 부산 비엔날레 2016.11.09
  6. 광주비엔날레 여행 2016.10.26
  7. 마음정리 2016.10.10
  8. 친절 2016.09.27
  9. . 2016.09.17
  10. 틈틈이 찾아오는 불안 201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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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Dairy 2017. 5. 13. 23:40

# 이번주 내내 원인을 알 수 없는 우울감에 시달렸는데, PMS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물론, 너무너무 행복한 상황에서 아무리 그날이 온다 하더라도 우울감이 오지는 않겠지만, 호르몬이 아주 사소한 계기를 증폭시켜서 우울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아주 사소한 계기는 불안감, 외로움 같은 것일거다. 사실 그렇게 불안할 것도 외로울것도 없긴한데..

# 우울함을 이기기 위한 명상을 했다. 사실 명상을 배울때는 센터에서 나가더라도 매일 아침 저녁으로 각 1시간씩, 그리고 1년에 한번씩은 코스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 나는 지속적으로 명상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특히 아침 저녁으로 1시간씩 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떠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려면 패턴을 거기에 맞춰서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오랜기간 목적을 가지고 행해야 하는데, 아침저녁 1시간 명상을 습관화 하기에 나는 명상의 효과를 그렇게 믿지 않고 있었으니까. (물론 코스에 참가할때는 아주 좋았다) 원인이 어쨌든 우울감을 이겨내기 위해 유튜브에서 검색한 고엥까 영상을 틀어놓고 진지하게 명상에 임했다. 당연히 센터에서 명상할때처럼 집중력있게 잘 되진 않았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명상이 끝나고 나니 마음이 가라앉는게 느껴졌다. 오.. 신기방기할세.

# 오늘 같이 공부하는 연구실에 계신 동네 주민으로부터 서대문구청 수영장이 매우 저렴하고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진작 알았으면 5월부터 했을텐데.. 힝. 지금이라도 등록할 수 있는지 월요일에 바로 전화해서 물어봐야겠다. 할 수 있으면 좋겠네. 쉬는 동안 그래도 기본적인 수영이라도 배우면 좋겠다.

# 제대로 하고 있는게 없다는 것이 우울감의 한 원인인데, 스케줄러를 보니 그래도 이것저것 해온것 같다. 매주 월요일마다 푸코세미나를 하고 있고, 수요일 아침엔 비폭력대화 수업을 듣는다. 이번주 토요일부터는 정치철학 수업을 듣게 되었다. 조금 더 시간을 잘 활용하고 싶은데.... 라고 생각하지만, 나 자신을 너무 몰아부치는 것 같아서 조금 한템포 쉬면서 여유를 갖기로 했다. 너무 여유있게 보내는것 같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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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빳사나 명상 후기
from Dairy 2017. 4. 26. 15:48


지금부터 작성하는 내용은 4월 14일부터 11박 12일간 경험한 위빳사나 명상에 대한 후기이다.

위빳사나는 보리수 나무 아래서 부처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 명상법으로, 개인에 대한 메타인지를 키우는데 아주 유용한 방법이라고 한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여러가지 일들과 맞닥드리게 되는데, 그 때마다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마음이 이리저리 날뛰는 바람에 고통속에서 살게 된다. 위빳사나를 배울 때는 좋은 일들에 대해 기뻐하는 것 역시 집착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기쁜일이든 슬픈일이든 똑같이 좋지 않은 것이라고 하는데, 특히 슬프거나 원하지 않는 일들이 발생할 때 마음의 고통이 더 크게 느껴진다. 그래서 위빳사나는 날짐승처럼 날뛰는 마음을 훈련하여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고통을 덜 느끼고 행복하고 평온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의 경우에는 최근 몇년간 여러가지 불안과 걱정, 괴로움이 있었고 최근 몇개월은 그러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여 결국 더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꼭 위빳사나가 아니어도 마음을 다스린다는 많은 방법들이 있고, 다양한 명상법들이 있었고 그 중에서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만, 시간과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마침 휴직도 한 김에 담마코리아에서 진행하고 있는 위빳사나 명상을 가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고, 결과적으로는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하루의 기록

Day 0.
명상센터는 전북 진안군에 있고, 서울에서 센터까지 가는 방법은 버스와 기차가 있다. 나의 경우는 용산역이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기차가 주는 로맨틱함이 좋아서 기차를 이용했다. 용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전주역으로 이동한 후 전주역 앞에서 무진장버스를 타고 (이름도 귀엽다!) 한 30분 정도 산길을 달리면 어떤 길에 내려준다. 그 길에서 내려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센터가 나온다. 전주역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 가면, 비슷한 행색의 여행자들이 몇명있는데 거의 다 동일한 목적으로 같은 곳에 가는 사람들이니 함께 따라가면 된다.

도착하면 몇가지 신청서를 작성하고, 책이나 필기구 등의 소지품을 맡겨두게 되는데 이 때 핸드폰도 함께 맡기게 된다. ㅠㅠ 핸드폰 없는 10일이라니..

Day 1~5

센터에 있는 동안 매일매일 돌아가면 하루하루를 잘 기록해야겠다는 일념으로 하루를 정리했는데, 써둘곳이 없다보니 그 기억들은 대부분은 휘발되고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매일 아침 4시~4시 반 정도에 기상해서 명상하고 밥먹고, 쉬고 명상하고를 반복하는데, 계속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딱히 지루하거나 심심하지는 않았다. 쉬는 시간에는 각자 방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씻거나 산책을 하거나 하는데, 나는 산책을 정말 열심히 했다. 날이 좋은 날에는 날이 좋아서 ㅋㅋㅋ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을 쓰고 정말 열심히 걸었다. 매일매일 같은 장소를 걷다보니, 매일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풍경에 반해서 행복감이 충만해졌다.

Day 6~8

매일 저녁 듣는 법문에는 2일째와 6일째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날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2일째는 괜찮았는데, 6일부터는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잊으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많은 일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일 많이 한 생각은 회사 생각, 그리고 그와 관련된 J의 태도에 대한 생각이었다. 두가지 모두 서럽고 억울하고 슬픈 감정들이 떠나지 않았다. 너무 괴로워서 어떤날은 산책을 하다가, 어떤날은 침대에 누워서, 어떤날은 명상을 하면서 눈물이 났다.

수련생들은 선생님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별도로 주어지는데 (신청한 경우에 한해서), 나는 이러한 생각들에 대한 질문을 했다. 명상할때도 생각이 떠올라서 명상에 집중할 수가 없는데 괜찮은지.. 선생님의 대답은, 그것을 생각 안하려고 노력하면 안할 수 있지만, 그런 것 보다는 오히려 생각이 나면 그것을 더욱 더 관찰해 보라는 것이었다. 물론 위빠사나 명상방법에 따라,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그저 관찰하기만.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면 언젠가는 그 쓰레기들이 다 되돌아 오게 되는데, 지금은 그 쓰레기들이 되돌아 오는 과정이고, 이걸 하나씩 주워서 버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매우 고통스럽고 힘들었다.

Day 9

9일차에는 그러한 감정이 더욱더 폭발하여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다. 명상을 하는둥 마는둥.. 심지어 방에서 짐도 쌌다. -.- 그렇지만 하루만 남았으니 조금 더 참아보자는 의지를 갖고 저녁명상을 했는데, 그 순간이 참 다행스럽게도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시간이 되었다.

Day 10

10일차에는 침묵이 해제되고 대화를 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사람들과 9일간 있었던 일들에 대한 소감을 나누고 수다를 떨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다.

그리고 그날밤을 잘 자고나면 드디어 핸드폰을 돌려받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깨달음

그 전까지 깨달음이란 마치 심봉사가 눈을 뜨는 것과 같이 한번에 이루어지는 경이로운 체험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명상을 하면서 느낀 것은 한번에 모든 것을 깨닫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건에 하나의 깨달음. 그리고 수없이 많은 일들에 대한 깨달음. 하나하나를 풀어가는 과정 자체가 깨달음의 과정이라는 아주 당연한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위빳사나의 기본적 정신은 그 어떤 괴로움도 그대로이지 않다는 것.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걸 경험하는 것, 그 점에서 다른 철학적 지식을 얻는 것과 위빳사나 명상이 주는 가장 기본적인 차이점이다. 그치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모든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는 거다. 다 내 마음안에. 마음먹기를 가능할 수 있도록 자신의 몸을 보고 직접 체험해 보라는 것이 위빳사나의 기본적 가르침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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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from Dairy 2017. 3. 20. 14:41

JM이 키우는 항상 행복한 포메라니안 강아지가 있다. 이름은 또또.
또또는 병원에 가도 행복하고, 낯선사람이 와도 행복하다. 집에 혼자 있을 때 빼고. 우량한 강아지답게 당연히 음식을 미친듯이 좋아하는데, 간식을 들고 '기다려'를 참 잘한다. 바닥에 침을 뚝뚝 흘리지만..
근데, 음식을 앞에 두고 '기다려' 하면, 행복하지 않을것 같은데, 바로 앞에 있는데도 갖지 못하는거니까. 근데 JM말로는 또또는 그때도 행복하단다. 기다리면 언젠가는 주니까. 

기다린다는 것은 참 지치는 일이다. 수요일. 혹은 목요일 정도까지 기다려야 하는 일이 있는데, 그 때까지 기다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물론 나는 또또처럼 침을 흘리면서 기다리는 건 아니고, 약 열흘 정도 남은 시간 동안 할일이 엄청나게 많으므로 그걸 하면된다. 하루.. 이틀.. 사흘, 혹은 나흘 밤만 자면 된다. 기다리면 언젠가는 알게 되는 것이니까, 조금 기다리는 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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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일기
from Dairy 2016. 11. 21. 22:19

하반기에 갑작스럽게 근 몇년간 없던 해외출장이 2건이나 생겨서 다녀왔다. 한번은 상해 출장이었는데, 1박2일의 짧은 출장이었기에 즐거운 기억은 별로 없지만, 다시 중국어를 공부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계기가 되었다. 작년 이맘때 HSK를 보고, 중국어를 바로 놓아버렸기에 다시 시작하는게 너무 두렵지만, 12월부터 다시 시작해보기로 했다.

두번째 출장은 투발루였는데, 여기는 정말 재미있는 나라다. 사실 너무 갑작스럽게 출장자가 나로 결정되고,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어서 마음도 무겁고, 가기전날엔 지갑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매우 우울한 상태로 출국하게 되었다. 게다가 1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과, 아직 마무리를 다 하지 못한 과제가 있어서 마음이 더더욱 무거웠다. 그래도 남반구의 아름다운 석양을 보니 역시 오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투발루는 전체 인구수 1만명 정도가 되는데, 그중 6천명이 내가 방문한 섬에 살고 있었다. 공업, 산업 등은 거의 발달하지 않았고, 가는 길이 힘든데다가 물공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관광지로서의 가치도 크지 않아보였다. 비행기가 착륙한 후 창밖을 바라 보면 활주로의 양옆에 민가가 바로 붙어 있고, 일주일에 2일 정도 비행기가 뜨고 가는 날을 제외하고는 활주로는 거의 주민들의 공놀이 공간이나 오토바이 도로 정도로 사용된다. 이 섬은 유명한 허니문 장소인 몰디브처럼, 기후변화로 인해서 해수면 상승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때문에 향후 100년 이내에 섬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그렇지만 우리나라도 해외에서 보면 북한으로 인한 전쟁 발발 위기에 처해있는 것 같지만, 막상 살아보면 대충 잊고 사는 것처럼 그 나라 사람들도 아는지 모르는지 적당히 살고 있다.

그보다는 오히려 물공급이 더 큰 문제. 생활수는 물론 식수도 당연히 빗물을 받아 생활하는데, 집집마다 10톤정도 되는 큰 물탱크를 가지고 있고, 지붕을 이용해 빗물을 받아 물탱크에 저장해둔다. 어떤 필터링 과정을 거치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물을 그냥 먹고 산다. 공해가 거의 없을테니 빗물을 마시는 것은 큰 문제가 없을 것도 같지만, 더 큰 문제는 비가 오지 않을때다. 이틀정도만 비가 오지 않아도, 사람들은 먹을 물을 구해 정부에서 운영하는 담수화 설비로 모여들지만, 담수화설비의 용량이 충분하지 않아 항상 물부족에 시달린다고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런 현재 상황을 반영한 담수화설비 및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사업의 타당성 평가였는데, 현장을 가보니 꼭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욱 들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사업성은 매우 낮아서 현실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슬픈일이다.

어디서는 눈먼돈이 남아돌아 이 돈을 가져다가 쓰기 위해 필요하지 않은 사업들도 잔뜩 만드는데, 정작 필요한 일에는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난 뭘하고 있는걸까, 이제 더이상 사업개발을 직접하지는 않지만 여러가지로 회의감이 든다.

돌아온 주말에는 시간이 남아돌아-.- 간만에 영화를 봤다. 그런데 마침 고른영화도 The Big Short. 우울함이 배가 된다. 이런ㅋㅋㅋㅋ

또 다른 단상으로는 섬이 너무 아름다웠다는 것. 어딜 가도 바다가 너무 아름답다. 물론, 관광지로 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데다가 6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원양어선도 머물고 하다보니 곳곳에 쓰레기들이 있다. 한글로 된 물병까지 발견했다. -0- 여름휴가에 놀러갔던 포르멘테라와는 너무 비교된다. 포르멘테라도 무척 아름답고 깨끗했지만, 투발루와 비교하니 역시 관광지라 인공적인 미가 있었구나 하는 깨달음이... 투발루는 그에 비해 너무 인간적이고 아름다웠다. 이튿날 운좋게 모터보트를 얻어타고 호텔까지 잠시 이동할 기회가 생겼는데, 석양이 지는 바다위를 이동하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전화나 인터넷도 없이 살아갈만큼 가난한 나라지만, 집집마다 뒷마당이 바다와 연결되어 있고 저녁엔 뒷마당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놀면서 석양을 구경하는 것이 일상인 나라. 그런 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보트위에서 찍은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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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부산 비엔날레
from Dairy 2016. 11. 9. 15:25

M의 결혼이 있어서 부산에 다녀왔다. 기왕 부산에 가는 김에 이틀정도 머무르면서 부산 여행을 좀 하자는 계획하에 부산 비엔날레도 다녀오고, 밤바다도 보고 그랬다. 그치만 부산 비엔날레는 생각보다 too artistic 해서 즐겁게 보기 힘들었고, 밤바다를 보기에 나는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제대로 즐기진 못했다.

예전에 부산에 있던 연인과 헤어진 이후로 부산 방문은 처음인가? 여튼 그때 이후로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가끔 가다가 흐릿한 기억이 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는 걸 깨달을 수 있는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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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 여행
from Dairy 2016. 10. 26. 12:44

미친듯한 일정을 보내고 너무 피곤하지만, R와 함께 예정되어있던 광주여행을 다녀왔다.
피곤하긴 했지만, 나름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다.
R와는 공통점도 많고, 이야기도 잘 통해서 즐거운 순간들도 많지만, 가끔가다 논쟁하게 되는일이 있는데 이날도 그런날이었고 우리는 약간 흥분해서 술을 엄청 마셔버렸다. -.- 그래도 즐거운 순간. 벌써 10년 넘께 함께 하고 있는데도 역시 늘 새롭고 놀랍다.


12시쯤 도착할 줄 알았는데, 길이 막혀 결국 점심을 먹은시간은 2시가 지나서..
내가 신뢰해마지않는 ㄴㄷㅈㄱ님의 먹거리 블로그에서 추천하는 육전 맛집 대광식당에서 점심식사와 간단하게 맥주 한잔.
육전과 키조개전을 먹었는데, 육전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 담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육전만 먹는것으로..

 


여러가지 행사중



광주 폴리II 중 하나, 바로 앞에 있는 카페들이 매우 예쁘다. 저 카페는 Be nice to people. 그 위는 보통의 날. 모든 가게들이 너무 예뻐서 들어갈 곳을 고르는게 힘들었다.


우리가 골라서 간 카페는 티카페 티앗.


티앗 앞의 예쁜 의자


이런 안내도 예쁘다.


하이스 티라떼와 내가 먹은건 뭐더라, 얼그레이던가


ACC의 야외상영회.
소년달리다.
다큐멘터리 영화였고, 감독의 2번째 영화라는 말에 큰 재미를 기대하진 않았으나, 의외로 재미있어서 깔깔 웃으면서 봤다. 소년들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또 때려주고 싶기도 하고.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이란 저런것일까 부터 공동육아라는 것, 성미산 마을의 실험이라는 것, 공동체라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육아 방식, 내가 살고 싶은 사회 등등 다양한 면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공동체 안에서도 힘듦이 있겠지만, 역시 사람들이 왁자지껄 부딪치면서 살아가는게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면 용기가 생길까? 아니면 더 어려워질까?
또 하나 드는 생각은, 나중에 육아를 하게 된다면 아이에게 어른들도 약하고 부족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른이라서 무조건 더 넓은 포용력을 지녀야 하는 건 아니고, 어른들도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 그런것들을 견디는게 힘들다는 사실. 어렸을때 생각하면, 어른이 되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꼭 그런것은 아니라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어릴땐 이해하지 못했던 엄빠의 부족한 육아방식에 대해서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심술7.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엄청 달려버렸다.


양림동의 한옥대여공간


비엔날레전시관의 산책로


2016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의 마지막 관의 마지막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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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정리
from Dairy 2016. 10. 10. 22:01

동료들과 점심을 먹다가 한명이 계속 말을 끊고, '넌 아직 몰라' 식의 대화를 하다가 내가 무슨 말을 하려다 말으니 왜 말을 안하냐고 윽박지르는 것이었다. 심지어 당신과제도 아닌데 아는척을 하면서 계속 말을 못하게 자기말만 했는데,  '무슨 얘긴줄 아냐, 모르면 가만히 있으라' 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때는 생각이 안나서 아무말 안하고 그냥 밥만 먹고 말았다는 슬픈얘기..-.- 여튼 나중에 돌이켜 생각하니 화가 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그냥 원래 저런사람이려니 하고 말고 싶기도 하고 등등 여러가지 상념들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 바람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져보면, 물론 모든 문제의 원인이 나에게 있다는 생각을 하진 않지만, 그동안 내가 너무 일에 관한한 부정적으로 얘기하지 않았나 싶다. 어떤 일을 하게 되면 이래서 안돼, 저래서 안돼 등등 부정적인 반응만 늘어놨나 내가 너무. 그래서 갑자기 예전에 조금 찾아보다 만 비폭력 대화가 생각났다. 시간과 장소가 맞아 든다면 수업을 들으러도 가고 싶은데, 강의장이 너무 먼데다 10월달엔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일단 미뤄놓고, 책을 주문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책은 오늘 도착한다고 했는데, 여지껏 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내일쯤 도착할 예정인것 같고.. 인터넷에서 대충 찾아본 비폭력 대화의 기본은 이거다. '자신과 상대방을 비판, 평가, 판단 없이 연민의 마음으로 우리의 느낌과 욕구를 공감하면서 의사소통하는 대화법'.

하지말아야 할 것은 아래와 같다.
 - 도덕주의적 판단, 강요, 상과 벌을 정당화하는 말들, 책임을 부인하는 말들, 비교/경쟁

해야할 것은 이런것이다.
 - 관찰하고, 느낌과 생각을 구별하여 실제 느낌을 말하고, 필요와 욕구를 확인하고, 강요가 아닌 부탁하기.

여기서 제일 어려운 것이 관찰이라고 생각된다. 사람들에 대한 평가를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란 예를 들면 '그 사람은 이기적이야' 가 아니라 ' 오늘 청소시간에 그 사람을 보지 못했다' 라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다. 특히 도덕주의적 판단과 상과 벌을 정당화하는 말들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어렵다. 그사람은 무책임해, 그사람은 권위적이야, 그사람은 이기적이야라던지, ~~때문에 이렇게 했다는 말. 이런말들을 어떻게 안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려워보인다 -.-

여튼 저런것들을 하고 나면 타인과의 공감을 해야하는데, 공감을 방해하는 것들은 아래와 같다.
 - 충고하기, 분석/진단/설명하기, 바로잡기, 위로하기, 내 얘기 들려주기, 감정의 흐름 전환하기, 동정하기, 조사/심문하기, 평가/교육, 한방에 자르기..

이런것들을 어떻게 안하고 살수가 있단 말인가ㅠㅠ NVC(비폭력대회)에서는 이런것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존재로 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즉, "네가 이렇게 저렇게 말해서 어쩌구 저쩌구 ~" 하는 것은 그것은 나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그 사람의 충족되지 않는 욕구이므로 "난 그렇게 말한적없어"(바로잡기), 라던지, "그럴땐 이렇게 말해"(충고하기) 등등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즉, 공감할때 상대방의 말을 통해 그의 욕구와 연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정말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아서 이런 대화를 하겠다고 맘 먹고 노력한다고 해서 바로 변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NVC방식에 따라 오늘 일을 다시 되새겨보니 혼란스럽고 속상했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게 느껴졌다. 슬프게도 나는 너무나 미완한 존재라 항상 후회와 불만족으로 가득차 있지만, 거기서 머무르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노력을 하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의 반성은 여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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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
from Dairy 2016. 9. 27. 21:41

아침에 택시에서 내리는데, 기사님이 '좋은 하루보내세요' 라고 인사하는 걸 듣고 기분이 좋아졌다.
아주 작은 친절이 미치는 영향이 의외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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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중국어도 다시 배우고 싶은데, 바쁜 와중에 요가가는것도 빡센데 중국어까지 하기는 너무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흠. 서예같은걸 배워도 좋겠다는 생각. 또는 오븐을 하나 사서 베이킹을 하고 싶다. 전자렌지가 없는 김에, 전자렌지도 되는 오븐을 하나 사면 좋겠다. 주방 정리도 다시 하고. ^^ 맛있는 과자와 빵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싶다.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취미를 갖고 싶다. 누워서 아무것도 안하는거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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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산책을 하고 싶은데 현실은 출근도 간신히 한다... 아침에 일어나는게 왜이렇게 힘들까. 아름다운 가을 아침을 만끽하고 싶다. 헐레벌떡 말고~ 신선한 아침식사도 하고 싶고. 이런걸 상상하는게 참 즐겁다. 내일 아침에 비가 잦아들면 산책을 꼭 해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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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보잘것없는 취미생활 2016. 9. 17. 21:58

#어떻게 죽을 것인가 - 아툴가완디

최근에 친한 친구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것은 처음이다보니 나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다. 처음 어머니가 간암말기라는 이야기를 들었을때만 해도 죽음이 그렇게 쉽게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참 슬프고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우리는 모두 늙고 죽는다. 이 과정은 점차적이지만, 가차없다.

책을 읽는 동안 지난해 읽었던 데이빗 쉴즈의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가 떠올랐다. 아버지의 죽음을 시작으로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참 닮았다.

 

#마음거울 - 브레네 브라운

- 최근에 서피스 프로4를 구입했는데, 타블렛 피시 구입 기념으로 리디북스에 가입해서 ebook으로 봤다. 일단, 집에 책이 너무 포화상태라서 최근에 책장도 하나 구입했지만 거기에도 다 꽂지 못하고 여전히 잔뜩 쌓여있어서 한번 ebook에 도전해봤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장단점이 있는데, 역시 앞뒤를 뒤적뒤적 보는건 종이책이 좋다.

- 브레네 브라운은 예전에 테드 동영상을 감동적으로 봐서 새 책이 나왔다고 해서 찾아봤다. 이런 종류의 자기계발서?가 하는 말은 비슷비슷하지만, 그래도 읽을때마다 받을 수 있는 위로가 있다. 최선과 온힘을 다하는 삶. 먼저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 보다 - 김영하

추석기간에 청주에 내려가면서 대충 한권 들고 갔다. 김영하는 글도 잘 쓰고 멋지긴 하지만, 뭔가 그 단정적이고 권위적인 듯한 말투 때문일까? 항상 거부감이 든다. 보다는 가벼운 에세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사회 비판적이라서 더더욱 내 취향은 아니었다... 이런

 

 

책을 그냥 읽고 자꾸 까먹어서 읽고 한줄이라도 감상평을 쓰려고 하는데, 쓰기가 정말 쉽지가 않다. 흐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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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많은 것들이 안정적인 중에도 불안은 틈틈이 찾아온다. 지칠법도 한데 잊을 만하면 또 찾아오고 또 찾아오고. 어쩌면 이런게 다 살아가는 과정인것도 같지만 마음이 그렇게 잘 되질 않는다.
제일 불안한 것은 역시 일. 돈. 앞으로 뭐해먹고 살아야하나 이런것들이다. 물론 직업도 있고 경력도 있고 이마저도 없는 사람들에 비해서는 안정적으로 살고 있지만 여기에 안주하고 싶진 않다. 그렇지만 그런 마음에 비해 난 너무 아무것도 안하면서 살고 있달까.. 이럴때마다 습관처럼 계획을 세워보지만.. 원하는게 뭔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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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에서 대여할인을 하길래 쿠폰 등등을 사용해서 2천원을 주고 '너무노력하지 말아요' 라는 책을 구입했다. 마음거울과 비슷하게 그냥 평범한 마음다스리는 자기계발서지만, 누군가 이런말을 해준다는 게 또 꽤나 위로가 된다. 게다가 꽤 와닿는 게, 열심히 해봤자 보람이 없어라고 생각하지 말고 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열심히 하지 않는 나 자체로도 존재가치가 충분하다고 믿는 것. 약간 위로가 되지만, 역시 이런 방식대로 수십년을 살아왔는데 이제와서 갑자기 나를 바꾸는 건 쉽지가 않다. 저런 글을 열심히 읽어도 역시 뭔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있는 그대로의 나자신을 사랑하고 받아들이는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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