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영화로 매우 좋을거 같지만, 중간에 로버트 드 니로가 마사지받으면서 으흐흥- 하는 장면에서는 약간 민망했다 -.-
친구나 애인이랑 봤으면 걍 웃고 넘어갔을거 같은데 울엄빠는 보수적인 60대라.. (흐엉.. 벌써 60대라니 ㅠㅠㅠㅜ)
뭐 내용은 간단하다, 평생 회사원으로 살아오던 70대 할아버지가 할머니도 먼저 보내고, 할일 없이 놀다가 어떤 회사에 인턴으로 취직. 거기 젊은 여사장이 여기저기 치이고 정신없는 것을 잘 잡아준다는 얘기. 일단, 누구나 좋아할 법한 멋진 70대 할아버지가 젊은 스타트업에 인턴으로 취직한다는 설정자체가 너무 멋지다. 특히 요새같이 어리고, 어린 것이 더 중요한 시대에서는 연륜이 주는 여유로움에 대해서 자주 까먹으니까. 그런면에서는 이 감독은 역시 나이와 경험, aging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표현하는데 탁월한 것 같다. 사랑할 때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에서도 그렇고.
근데, 이 멋진 설정에 비해 드라마는 좀 아쉽다. 주인공들의 캐릭터도 입체적이지 못하고.. 그냥 뭐랄까. 인턴으로 들어간 70대 할아버지의 존재는 일반적으로 사회교육을 어느정도 받은 (내가 늘 말하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 여성들이 원하는 판타지를 실현시켜주는데 불과한 느낌이랄까... 특히 제일 아쉽달까 불편하달까 한 것은, 결국 현 사회에서 원하는 여성상이 앤 해서웨이인것 같은.. 그 부분이랄까. 브릴리언트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업에 성공해서 돈도 잘벌고, 멋있는 남편과 토깽이같은 딸도 있는데, 역시 21세기에 걸맞게 남편은 돈도 잘벌고 사회적으로 더 성공한 아내를 위해 전업주부가 되어 토깽이를 보육. 그러나 치열한 사회에서는 어린 여사장이라고 치이고, 집에서는 남편이 바람을 피는데, 이것저것 두렵지만 일도 더 열심히 하고 남편과도 갈등을 일시적으로 해결해서 더 열심히! 더 치열하게! 살겠다는 것으로 끝나는..
모든 영화가 원하는 바램대로 살아야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현 사회에서 30대 여성에게 원하는 현대 여성상의 전형적인 모습임을 깨닫는데 그 불편함이 온다. 나는 별로 열심히 살고 싶지 않다. 가정(육아)와 회사일을 병행해서 둘다 엄청 잘해낼 자신도 없다. 어떤 쪽이 되었던지간에 한쪽은 완전히 포기하거나, 잘하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둘다 완벽한 사람들도 있을 수 있으나, 나는 아직까지 그런사람을 보진 못한것 같다.
근데 이런 고민은 왜 여자들만 해야되나. 일이 바쁘고 힘들어질수록 여자들은 향후 내게 닥쳐올 삶 (결혼, 내조, 육아 등등..)과 회사에서의 삶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야하지만, 이런 고민을 하는 남자들은 본적이 없다. 남자들은 그냥 일이 바빠서 몸이 힘든게 고민이고, 몸이 힘든데 여친/아내가 찡찡대는 걸 달래주는게 고민이다. 그들이 더 좋은 남친/남편/아빠가 되고 싶어하는 욕망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사회적인 성공보다 한차원 아래에 있는 욕망인 것이라는 말이다...
흐엉.. 그래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나한텐 벤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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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가장 큰 수확은 엄빠에게 엄빠의 서른하나가 된 막내 딸래미도 저렇게 이리저리 치이며 살고 있다는 걸 인지시키는데 있었다 -.-
그러니까 너무 열받하지 말자고 늘 생각하는데... 논리적으로 납득하고 타협할 수 있는 문제지만, 감정이 부정적으로 몰아칠땐 스스로의 바닥을 좀 느낀다. 여전히 이런거에 흥분할 수 있으니 좋은거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내가 그런사람이고 싶지 않다는게 제일 문제. 흐흑.
고아성도 나오고 해서 재밌을거 같았는데, 어쩐지 흥행은 못한 모양. 시간에 맞는 영화관을 찾는게 너무 힘들었다. -0-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데, 굳이 없는 상영관을 꾸역꾸역 찾아서 본 이유는 역시 직장생활에 대한 내용을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묘하게 현실적이면서 현실적이지 않다.
5년정도 일하다보니 고아성이나 배성우 배우같은 사람들을 만난다. 열심히 일하고 착하지만, 센스없고 답답한. 그냥 나같은 사람도 있는 것처럼 그와 같은 사람들도 있는데, 지금 현시대에서 원하는 상이 아니다보니 조직에서 별로 환영받지 못한다. 뭐든 빠르게 변하는 요새같은 시대에서는 빨리 적응하지 않으면 외면당한다. 이런일을 하다가도 저런일이 급하다고하면 빨리 빨리 전환해서 해줘야하고, 어제는 A처럼 해달라고 했다가, 오늘은 B처럼 해달라고 하면 A에서 빨리 벗어나고 B로 가야한다. 심지어 새롭게 바뀌는 핸드폰 게임도 빨리 빨리 바꿔줘야 점심시간에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그렇게 빠른 속도로 전환하지 않으면 이 사람은 답답하고 센스없고 그런 사람이 된다.
플러스, 자기 감정, 욕구에 대해서 명확하게 말하지 않으면 그냥 막해도 되는 사람이 된다. 답답하다, 센스없다. 여러가지 말로 상처를 주고 그들이 말하지 않으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사실은 이런것도 살인인데. 고아성, 배성우가 누구를 연기하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냥 그런 사람, 우리가 옆에서 늘 보는 착하지만 답답한, 열심히 하지만 센스없는 그런사람인거다. 그래서 살인자가 배성우든, 고아성이든 별로 중요하지 않다. 실제로 죽는 사람들은 고아성과 배성우를 오버랩해서 보기도 하고..
나도 뭐 나름 적응력 강하고 사회화 잘된 사람이라 아마 저런 오피스 안에서는 죽는 사람쪽에 속하지 않을까. 흐.. 묘하게 반성하게 된다.
그거 말고도 여러가지 얘기들이 있다. 뭔가 께림칙하지만, 진급을 앞두고 더이상 진실로 다가가지 못하는 형사라던지,..
씨네리 김혜리 기자 코멘트가 맘에 들어서 추가로 저장해 둠
<오피스>는 “사표를 칼처럼 품고 다닌다”라는 관용어에서 비유를 지워버린다. 정말 칼 한 자루를 안주머니에, 사무실 책상 서랍에 넣어두고 다니는 샐러리맨들이 나온다. <숨바꼭질> <소셜포비아>도 그랬지만, 개인과 조직을 불문하고 능동적 목표보다 낙오의 공포가 행위의 큰 동기로 작용하는 한국 사회 양상에 잘 착안한 장르영화다. 동시대 집단이 현실에서 겪는 고역에 기초한 호러는 쇼크와 무서움도 중요하지만, 히스테리와 노이로제의 뿌리를 드러낼 때에 긴 전율을 남긴다. <오피스>는 이 대목에서 미흡하다. “고위 간부들은 가혹하다”, “동료들은 이기적이다”, “인턴은 착취당한다”, “중간관리자는 고독하다”는 만인이 동의할 만한 정서에 호소하지만, 여러 인물의 스트레스와 폭력 충동이 어떻게 맞물리고 전이되는지 회로를 그리지는 못한다. 존속살인부터 사내 연쇄살인까지 초래하는 ‘몬스터’가 초자연적 힘인지, 사람인지 혹은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양자가 접속했는지 종장 이전에 명백히 하고 밀어붙였다면 <오피스>는 끝까지 흥미진진했을 것이다. 아무튼 <오피스>는 다시 확인시켜준다. 소재만 따져도 한국 공포영화는 훨씬 무서워질 여지가 무궁무진하다
뭐 때문이었지? 여튼 갑자기 너무 지쳐서 까만하늘에 별을 보러 가고싶어 급 출발한 여행. 운전도 못하고 차도 없어서 걍 캐리어에 짐 바리바리 싸가지고 청평으로 갔다. 아 정말 대중교통은 힘들구나, 이번 휴가때 내 반드시 면허를 따리라.. 여튼 힘들게 간 보람있게 맑은 공기에 날씨도 좋고 물놀이 하니깐 기분도 좋았다.
밤에는 빌려간 프로젝터로 영화 감상. 플립과 리틀포레스트 여름겨울을 봤다. 계속 물소리와 귀뚜라미가 맴맴 우는 밤 하늘 아래에서 영화보니 천국이 따로 없구나,,
옛날에 개봉했던 영화인데, 씨네큐브에서 무슨무슨 특별전 같은걸로 재개봉했길래 얼릉 달려가서 봤다. 평일 저녁 영화여서, 영화 시작 5분전에 ㅇㅇ와 만나서 영화를 봄. 영화의 시놉시스는 정말 좋은데, 영화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아아, 요새 이런영화가 많다. 시놉시스 좋은데, 영화적 완성도는 너무 떨어지는.. 타인에게 너그러워지기로 했는데 이런것까지 너그러워지진 않아도 되겠지? 취향이니깐.
여튼, 최근에 우울한 일이 많았는데 낮엔 열심히 일하고, 저녁엔 영화를 보고, 영화가 끝난뒤 맥주에 치킨까지 먹고 집에 가니 알차고 기분좋고 그런 밤이었다.
지난번 마지막 4중주 시작전에 이 영화의 트레일러가 나왔는데, 너무 재밌어 보여서 꼭 보러가야겠다고 생각했다. ㅇㅇ는 여름휴가를 맞아서 다른데도 아니고 그냥 우리집에 놀러왔는데, 종일 먹고 자고 하다가 비오는 저녁에 신촌 아트레온까지 걸어가서 영화를 봤다. 비 맞으면서 걷는 것도 좋았고, 영화도 좋았다. 최근에 후쿠오카, 양양, 상해, 부산을 연이어서 다녀온 이후에 여행은 이제 피곤하다- 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보고 나니 LA든 어디든 여름바닷가에 가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9월 휴가때는 발리를 갈까. 근데 시간맞고 맘맞는 함께 갈 친구가 없어서 조금 슬프다 ㅠㅠ
영화는, 일단 영화적 완성도는 약간 떨어지지만, 그래도 재밌었다. 영상도 너무 아름다웠고, 적당히 유머러스하고 적당히 진지. 헬렌헌트 연기도 좋았고, 브렌튼 스웨이츠는 너무 잘생긴데다가... 서핑 얘기나오는 것도 즐겁고. 아, 근데 뒤에 진지한 얘기는 좀 뺐어도 좋았을거 같다. 꼭 그렇게 프로이트적으로 접근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누구나 다 불만이 있고 불안이 있다. 그렇게 serious한 문제를 갖고 있지 않아도, 충분히 엄마와 아들간엔 갈등이 있을수도 있는데.. 갈등의 근원에 대한 강박이 너무 있었던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좀 더 길게 영화를 찍었으면 설명이 충분히 되었을수도 있는데, 편집과정에서 잘려서 그런건지 여튼 설명이 덜된 느낌이 있다. 그럴바엔 그냥 빼는게 낫다는 말이다. 여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너무 재밌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기운을 팍팍 넣어준다. 좀 귀찮았는데, 역시 보러가길 잘했어.
다시 우울한 날이 찾아왔다. 이렇게 가끔씩 우울해지는 날에는 어찌할바를 잘 모르겠어서, 관련 글들을 읽는다. 마음을 다스리는 법, 감정을 조절하는 법 등등. 그러다가 인사이드 아웃 리뷰를 보고, 영화를 보기로 결정..
영화는 재밌었다. 스토리도 재밌는데, 영화가 궁극적으로 전달하려는 것, 슬픔은 슬픔대로 받아들여야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억지로 joy만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것, 이 참 좋았다. 근데 결국 우울을 극복하진 못하고 새벽 네시까지 잠들지 못한 밤을 보냈지만, 다음날 아침이 되니 기분이 또 괜찮아졌다. 다행이야. 흐
은희경작가의 책은 아주 어렸을때 새의 선물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고, 아주 오랫동안 읽지 않았던 것 같다.
근데 이런 우울감을 가진 작가였나..? 아니 근데 정확하게는 우울감이라기보다는,, 뭐라고 해야할까. 고독. 슬픔 그런 뭔가 negative의 감정에 집중하는 느낌이랄까. 예전에 은희경이 한 인터뷰중에, 고독에 관해서 했던 말이 있는데, 모두가 고독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그게 그렇게 부정적인 건 아니라는 내용의 것이었다. 모두의 고독.
소설리스트에서 여행하고 싶은데 일하느라 여행못가는 사람들을 위한 소설리스트 중에서 안은별 기자가 추천해준 책이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가끔 강도 센 비관이 필요한 시간" 이라는 문구였다. 여행하고 싶은데 여행 못가는 사람을 위한 추천리스트에 있는 책이지만, 난 부산가는 기차안에서 읽었다. 강도 센 비관이라는 말은 맞긴 맞는데.. 근데 이렇게까지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책을 여행하고 싶은데 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게 맞는가! ㅠㅠ 물론, 이렇게 성실하고 열심히 일해봤자 운명은 그지같이 흘러가니 당장 일을 그만두고 하고 싶은대로 대충 살아라..라는 느낌을 주긴 하니, 그런 측면에서의 계몽을 원하는 사람에게라면 추천.
언니 추천 책. 완전 재밌다. 그림 그리고 싶은 욕구를 퐁퐁 솟아나게 한달까.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건, 못하는건 없다는 작가의 말. 상해가기 전에 봣었으면, 상해에서 그림을 좀 그리다가 오는건데.. 하고 후회함. 나도 너무 그림그리구 싶다. 난 왤케 하고 싶은게 많을까. 어쨋든 일단 장비부터 마련 ㄱㄱ 해야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