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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보잘것없는 취미생활 2014. 12. 17. 10:42

 

 

청춘의 문장들이 출간되고 10년이 지나는 동안, 나의 삶에도 수많은 손님들이 찾아왔다. 때로는 조금 더 오래 머물기를 바랐던 기쁨의 순간이 있었고, 때로는 내게서 빨리 떠나기를 바랐던 슬픔의 나날이 있었다. 어떤 기쁨은 내 생각보다 더 빨리 떠나고, 어떤 슬픔은 더 오래 머물렀지만, 기쁨도 슬픔도 결국에는 모두 지나갔다. 그리고 이젠 알겠다. 그렇게 모든 것들은 잠시 머물렀다가 떠나는 손님들일 뿐이니, 매일 저녁이면 내 인생은 다시 태어난 것처럼 환한 등을 내걸 수 있으리라는 걸. 어떤 손님들이 찾아오든 마다하지 않았으나, 그 일이 일어나기 전에도 또 일어난 뒤에도 여인숙은 조금도 바뀌지 않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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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집을 진행하면서 여러 청춘들을 만났다.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도 있었고, 많은 사람도 있었지만 모두 제 삶을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었다. 방황의 시간도 적지 않아 보였다. 아직 자신감과 자괴감 사이에서, 조금은 외로울지라도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부러웠다.

 

-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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