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는 전주에 다녀왔다.
작년에는 눈에 불을 키고 공연을 찾아다녔고, 올해는 여행을 많이 다니기로 했다.
요새 공연이 하도 많아지고 비싸지고 하다보니 애정이 좀 식은감이 있고, 여행은 좋아한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많이 다니지 못한 것 같아서. 2월에는 강릉에 다녀왔고, 3월에는 삼일절에 맞춰 전주에 다녀왔고, 이번주말에는 논산과 대천에 갈 예정이다. 사실 여행기를 쓸 생각은 없었는데, 하루키의 여행집을 읽다보니 여행기가 무척 쓰고 싶어져서 기록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가서는 너무 춥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생각만큼 즐겁지는 않았는데, 가기 전에 준비하는 과정이 참 좋았다. 호텔을 예약하고, 기차를 예매하고, 맛집을 찾아보고 어디갈지 정리해놓고 하는 과정.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난 항상 실행보다 계획을 좋아했던것 같다. 예전에 동아리같은걸 할때도, 항상 계획이 즐거웠다. 막상 실행하면 계획대로 잘 되지 않고, 어려움에 부딪치게 되니까.

여튼, 전주는 생각보다는 구경할게 많진 않았다. 그래도 일단은 맛있는걸 잔뜩 먹자는 목적으로 갔으니까 계속 먹으러 돌아다녔다. 먹고 걷고 먹고 걷고를 반복했는데, 전주역에 도착해서 약 두시간정도 걷고 전주 비빔밥을 먹고, 피순대도 먹고, 콩나물국밥도 먹고, 메밀치킨같은것도 먹었다. 먹고 걷고. 먹고 또 걷고. 잔뜩 먹고 난 뒤에는 호텔에서 맥주를 마시려고 사왔는데, 너무 피곤한나머지 그냥 잠들어 버렸다. 맥주는 그냥 호텔 냉장고에.. 집에 올라와서는 약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어쩔수 없지.

걷다가 무슨 시장같은데를 지나가는데, 어떤 가게에서 고양이를 개처럼 목줄을 해서 키우고 있는 것을 보았다. 길에 박스같은걸 놓고 키우는 모양이었는데, 도망갈까봐그랬는지 목줄을 해두었다. 놀라운 광경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쓰다듬기도 하고 쳐다보기도 했는데, 익숙한지 아무렇지 않은듯 앉아있었다. 고양이를 키운 뒤로는 길에 다니는 고양이만 보면 눈이 번쩍 뜨인다. 예전엔 길에 이렇게 많은 고양이들이 살고 있는지 몰랐는데. 여튼, 전주에서 기억나는게 먹은것과 고양이뿐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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