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from moderato cantabile 2013. 6. 10. 00:34

 

오랫만에 대학시절 활동했던 동아리 친구들을 만났다. 그 중 한명이 결혼을 한다고 오랫만에 연락이 왔고, 거의 한 3,4년만에 만난것 같다. 물론 개중에는 중간에 한두번 정도 만난적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봤을때 취업준비와 동시에 그냥 그 공간에서 나와버렸던것 같다.

그때 했던 동아리는 뭔가 세상에 좋은 일을 하고 싶은 취지의 사람들이 많았고 실제로도 그런 목적으로의 모임이었는데, 취업준비를 하면서, 학생때는 열렬하게 이상적인것을 추구하다가 취업은 또 아무렇지도 않게 그 취지와 반대되는 기업에 하는 그런 미묘한 이질감이 들어 더이상 그러한 모임에 나가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것도 아니고, 사실 실제로 일반적인 기업에 취업하더라도 계속해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물론, 그 목적의 연장선에서 생계활동을 유지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번에 결혼하는 친구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다.

사실 학생때는 아르바이트같은걸 해서 용돈만 벌어도 충분했고, 돈을 모아야 할 이유도 없고 책임도 없으니 그런 이상을 꿈꿀 수 있지만,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는 순간 현실은 녹록치 않은것 같다. 원하는 것을 다 하지 못한다는 것. 사실 난 싫은 일은 얼마든지 참고 할 수 있지만, 원하는 걸 참아야 한다는 것은 내게는 참 어려운 일이다.

오늘 누군가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해하지 못한 애들은 대부분 남들이 하려는 건 다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라고 했다. 그 말이 참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난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여행도 가고 싶고, 예쁜 옷도 사고 싶고, 넓고 쾌적한 집에서도 살고 싶고.. 난 현재 무척 행복하지만, 그렇다고 현재가 만족스러운건 아닌데,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인지 남들이 하려는걸 다 하려고 해서일까? 그런 물질적인 것들을 다 포기할 수 있다면, 현재가 만족스러워질까? 사실 이런건... 아무 의미 없는 물음이긴 하다. 그런게 포기가 안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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