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에그 스크램블?을 만들었다. 달걀이 세개나 남아있고, 사러가 마트에 들러서 에멘탈 치즈와 세일하는 줄기콩을 사와서 냉장고에 있는 다른 재료들 처치용으로 다 섞어버리기로 했다.

간만에 과정샷

브로콜리 조금. 방울토마토 5개쯤. 버섯, 줄기콩


며칠전의 교훈으로 줄기콩과 브로콜리 먼저 올리브유에 구워줌


버섯과 토마토도 투척. 이것들이 다 익으면 소금 후추 바질가루를 뿌려주고 옆으로 밀어넣은다음에 애그 스크램블을 만들어서 볶아주는데 애그가 너무 빨리 익어서 당황해서 과정샷 생략.. 갸갹.


밥은 저만큼만 밥솥에 할수가 없어서 작은 냄비밥에 도전했는데 꽤 괜찮았다. 나중에 넘친 물때문에 가스렌지를 닦아야 했지만.
미리 현미를 불려 놓는게 중요하겠다는 생각도 함께 함.
최근에 도시락에 탄수화물 종류를 일부러 계속 뺐는데, 탄수화물 중독자인 나로서 탄수화물 없이 점심을 먹는건 꽤나 괴로운 일이었다.
결국엔 과자를 폭식하거나, 빵을 사서 먹거나 하는 일이 반복되는데다가, 너무 스트레스가 쌓이는 주간이라 그냥 밥을 조금이라도 넣어보기로 했다. 아침에도 그냥 크로아상 먹는 행복을 누리기로 했다. 피부따위 어떻게 되든말든 알게 뭐야 흑


밥 위에 에그 스크램블을 얹어주고 에멘탈 치즈를 잘게 잘라서 올려주었다.


사이드 도시락은 자몽과 방울토마토 위에 요거트로 만든 치즈를 얹어주었다.
에그 스크램블은 몇가지 실수가 있었는데, 첫번째는 달걀을 제대로 풀어주지 않은 것이고 두번째는 바질가루를 너무 많이 넣은것이다.
이 두 가지실수로 인해 색깔이 예쁘게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꽤나 맛있었음. 요거트로 만든 치즈는 하루가 꼬박 걸렸는데, 치즈로 만든 보람 없게 맛이 너무 요거트와 별 차이가 없었다. 원 재료가 같으니까 당연한건가? 아무리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본연의 맛은 변하지 않는다는 좋은 교훈을 주었다.

근데 중요한건 만들었을땐 너무 맛있는데 도시락으로 먹으면 맛이 없어진다. 일단 아침에 요리할 시간이 없으니 당연히 전날 저녁에 해놓게 되는데, 그러면 점점 맛이 떨어지고, 저 스테인리스 도시락통은 예쁘고 사이즈도 적당하지만 전자렌지에 돌릴 수가 없어서 그냥 차가운 채로 음식을 먹게 된다. 그러면 따뜻할때의 맛보다 한 -70% 정도 되는 것 같다. 그건 기본적으로 갓 만든 요리가 제일 맛있는 것과 동시에 내가 따뜻한 음식을 훨씬 좋아하는 것 때문이라는 생각. 그리고 지금까지 만든 도시락들이 다 따뜻함을 베이스로 하는 음식들이어서 더 더욱 그런것 같다. 내일도시락은 좀 식어도 맛있는걸로 만들어봐야겠다.  집에 가지 한마리가 남았는데 빨리 써야지. 요새 가지 철인지 가지가 엄청 싸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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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 불륜 빨리 읽고 싶다. ㅈㅁ이가 요새 우울한 나는 그런거 읽으면 안되고 꾸뻬씨의 행복 여행 같은거나 읽으라고 했지만 ㅋㅋㅋㅋ 우아 카피가 너무 맘에 듦. 우리를 변하게 하는 것은 오직 사랑이다. 나는 삼십대인데다가, 한번도 그런 사랑 같은거 안해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아직도 그런 사랑이 있는걸 믿는다. 요새는 약간 포기 상태긴 하지만.. 그건 그런 사랑이 없어서 포기한다기 보다는 만나기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어진다고 보는게 맞다. 그래도 믿긴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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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러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공감하는 순간들을 좋아하는 데다가 외로움도 많이 타는 사람이라, 피곤해하면서도 끊임없이 여러 사람을 만나려고 하는데 요새는 너무 혼자 있고 싶다. 그냥 아무도 만나지 않고 집에서 혼자 뒹굴거리면서 나른하게 있는게 너무 좋다.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먹는 것의 즐거움 중의 하나는 점심 먹으면서 대화하지 않아도 되는 것. 그런데도 가끔씩 찾아오는 우울은 어떻게 처치곤란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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